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認. 言+忍/로마서(Römer)

로마서 2:1~29(언행일치言行一致, 신행합일信行合一)

1. 도입

언행일치言行一致는 우리가 흔히 쓰는 말입니다. 말과 행동이 하나가 되는 것을 말하지요.
신행합일信行合一은 믿는 것과 행하는 것이 하나가 된다는 말이지요.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언행일치이기도 하지만, 그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신행합일의 신앙입니다. '믿는 것과 행하는 것이 하나가 되는 신앙' 그 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신앙입니다.


2. 본문 연구

2.1. 오늘 본문은─어떤 의미에서─무서운 말로 시작합니다.

"그러므로 남을 심판하는 사람이여, 그대가 누구이든지, 죄가 없다고 변명할 수 없습니다. 그대는 남을 심판하는 일로 결국 자기를 정죄하는 셈입니다. 남을 심판하는 그대도 똑같을 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."(2:1)

여기서 '그대'는 실제 인물이 아니라 바울이 설정한 가상의 논쟁 상대입니다. 즉, 여기서 말하는 그대는 실제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 것이 '나'라고 생각하기가 훨씬─성서에 등장하는 여타의 실제 인물의 경우보다─쉽다는 것입니다. 한 번 써볼까요.

"그러므로 남을 심판하는 상수여, 그대가 누구이든지, 죄가 없다고 변명할 수 없습니다. 상수는 남을 심판하는 일로 결국 자기를 정죄하는 셈입니다. 남을 심판하는 그대, 상수도 똑같을 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."(2:1)

더 가까이 들리지요? 참으로 나 스스로가 항상 조심하고, 또 조심해야 할 부분에 대한 말씀입니다.

바로 하나님의 심판은 이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공정하게 내립니다(2:2). 이런 사람들─사람들을 심판하면서 스스로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─은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(2:3~5). 왜냐하면 공의로우신 하나님께서는 각 사람(각 개인個人)에게 그가 한 대로 갚아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(2:6).

여기서 과연 의로운 사람은 누구인가에 대해서 알 수 있습니다. 본문은 이렇게 증거합니다.

"하나님 앞에서는 율법을 듣는 사람이 의로운 사람이 아닙니다. 오직 율법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의롭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."(2:13)


2.2. 본문 17절부터 바울은 가상의 논쟁의 상대를 유대인으로 좁힙니다. 다 알다시피 유대인은 율법을 의지하고, 하나님을 자랑하며, 율법의 가르침을 받아서 하나님의 뜻을 알고 가장 선한 일을 분간할 줄 알며, 눈 먼 사람의 길잡이요, 어둠 속에 있는 사람의 빛이라고 생각하며, 지식과 진리가 율법에 구체화된 모습으로 들어있다고 하면서, 그들 스스로 어리석은 사람의 스승이요 어린 아이의 교사로 확신하는 사람입니다(2:17b~20).

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남을 가르치면서도, 자기 자신은 가르치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(2:21).

우리들 중에서도 남은 잘 가르치는데 자기 자신은 잘 가르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. 어쩌면 우리 모두가 그런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. 말은 잘 하는데, 자기 자신이 꼭 자신의 말대로 사는 것처럼 말하는데 실상 삶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. 어쩌면 우리 모두가 그런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.

유대인들이 그런 거만한(?) 자세를 취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. 그들은 할례를 받은 민족─하나님의 선택을 받은─이라는 이른바 선민사상選民思想이지요. 선민사상,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. 문제는─우리가 항상 경험하는 것인데─그 것을 오해하고 곡해하는, 그래서 오용하는 자세가 잘못된 것이지요. 그들은 율법을 자랑했지만, 율법을 지키지는 않아서 하나님을 욕되게 했습니다(2:23).

우리 역시 마찬가지겠지요. 나의 신분에만 도취되어 있어서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 저의 경우엔 더더욱 그렇습니다. 그래서 하나님으로부터 한숨만 나오게 할 때도 있습니다. '하나님께서는 이런 걸 원하신다'고, '하나님의 사람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'고 말을 많이 하는 만큼 내가 지킬 수 있는 부분은 반비례해서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.

율법을 따라서 몸에 받는 할례가 아니라 성령으로 마음에 받는 할례가 참 할례입니다. 이런 사람은, 사람에게서가 아니라, 하나님에게서 칭찬을 받습니다.


3. 적용

오늘 하루 살면서 내가 남에게 하는 말과 내가 지키는 것 사이를 잘 조절해야겠습니다. 남에게 조언하기보다 그에 앞서 나는 그 말씀대로 살고 있는가, 나는 그 말씀을 지키고 있는가, 하고 생각을 해보아야겠습니다. 그래서 가끔씩은 정말 충고를 해주어야 할 상황에서도 그 말을 아낄 줄 아는 우리 모두를 위한 배려를 배워야겠습니다.


4. 기도

공의로우신 하나님, 저의 행동대로 판단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바라보고, 매순간 저의 행동이 하나님의 말씀에 합한 행동이었는지를 돌아보게 하옵소서. 그래서 날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내 삶을 비추어보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내 말과 행동을 가리게 도와주시옵소서.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. 아멘.